알립니다2022 개정 교육과정, 성평등 교육과정으로 만들자


지난 8월 30일 2022년 개정 교육과정 시안이 공개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9월 30일), 교육과정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가 진행중입니다. 

이에 따라 아웃박스 및 아웃박스가 속한 <포괄적성교육권리보장을위한네트워크> (이하, 포성넷)는 개정 교육과정에 성평등 가치가 포함되도록 적극 요구하고 행동하고 있습니다. 



1.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시민사회 요구안 


이제는 만들어라, 성평등한 교육과정!

- 차별과 혐오 조장을 단절하고 성평등 가치를 교육과정에 적극 포함시켜야

지난 9월 19일, 교육부가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에 대한 국민참여소통채널의 주요 의견을 밝히겠다며 차관 브리핑을 진행했다. 브리핑에서는 국민참여소통채널을 통해 총 7,860건의 의견이 모아졌으며 그 중 도덕과 보건 교과에서의 성 관련 표현에 대한 의견과 우려가 많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 관련 주요 국민 의견' 요약자료에 '성 관련 용어 및 문장 기술에 대한 수정 요구'에 해당하는 내용을 사회, 도덕, 보건, 실과, 초등통합 등 여러 교과에 걸쳐 기술했다. 그 내용은 성소수자 용어 삭제, 성평등을 양성평등으로 수정, 동성애와 성전환 관련 내용 제외, 낙태 관련 내용 삭제, 양성 이외의 성으로 해석될 수 있는 용어 삭제, 성적 자기 결정권이나 재생산권 용어 삭제, 성인지감수성이나 젠더, 정상가족신화 용어 삭제가 대부분이다. 차마 일일이 서술하기 어려울 정도로 차별적이고 혐오적인 의견들이다.

다양한 성정체성과 성적 지향을 가진 성소수자를 인정하지 않고 구조적으로 차별하는 한국사회에서 이들을 부정하고 혐오하는 움직임은 이미 조직적으로 행해지고 있었다. 이번 국민참여소통채널 역시 ‘국민 의견’이라는 미명 아래 혐오의 칼을 마구 휘두르는 혐오의 전시장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흐름을 무시한 채 교육부는 젠더와 섹슈얼리티에 대한 왜곡된 통념을 부각시켜 성평등 가치를 위협했다. 가부장제 사회의 약자이자 피해자인 성 소수자와 여성의 인권을 다시 한 번 짓밟은 것이다.2022년 한국의 교육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일어나는 페미사이드 (여성혐오에 기반한 여성 살해)와 국가에서조차 존재를 부정하는 성소수자 혐오가 버젓이 살아있는 지금 교육의 역할은 자명하다. 교육은 100년을 내다보는 나침반이며 교육과정은 국가 공동체의 존망을 가르는 표준 지침이다. 작년 11월 교육부가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 발표에서 천명했던 바와 같이 '개인과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모든 인간이 존재 자체로 살아가며 다양한 삶의 방식을 보장받고 서로 돌보며 평등하고 안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한다.

성평등한 교육과정, 다시 말해 성평등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교육과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성을 있는 그대로 나타낼 수 있는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 세상에 단 두 개의 성별만이 있다는 거짓을 재생산하는 '양성평등'이 아닌 '성평등'을 사용해야 하며 '성 소수자'나 ‘LGBT’, '트랜스젠더' 등 성 소수자를 지칭하는 용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하며 교육해야 한다. 또한 여성의 임신중지권, 성과 재생산에서의 자기 결정권과 건강권을 적확한 명칭과 함께 배울 수 있도록 교육과정에 담아내야 한다. 가부장제 하에서 발생하는 지배와 실천할 착취의 관계를 발견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며 일상에서 성평등을 있도록 수 교육과정을 체계화해야 한다. 키워드를 나열하거나 선언적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육과정 전반에서 성평등 가치를 반영하고 현실에서 실현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면밀히 검토하고 구현해내야 한다.

교육부는 '국민 의견'의 탈을 쓰고 혐오와 차별을 선동하는 세력에 좌지우지하지 말고 모든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하는 교육의 본질을 잊지 않길 바란다. 28일부터 시작되는 공청회에서도 혐오 발언이 나올 시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구조적 성차별과 젠더 폭력은 없다는 정권의 폭주에 더 이상 편승해선 안 된다. 지속가능하고 안전한 사회를 위해 이제는 성평등 가치를 실현하는 교육과정을 적극적으로 만들길 촉구한다.


<우리의 요구>

●  2022 개정 교육과정에 성인지적 용어 사용하라! 

●  2022 개정 교육과정에 혐오를 배제하라!

●  2022 개정 교육과정에 성평등 가치를 관철하라! 

●  성평등한 교육과정 교육부가 책임지고 만들어라!


2022년 9월 28일

포괄적성교육권리보장을위한네트워크 (총 22개 단체)

남다른청소년성교육연구소, 장애여성공감, (사)좋은세상을만드는사람들, 초록상상, 한국다양성연구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초등성평등연구회,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한국여성의전화, (사)탁틴내일, (사)인천여성회, (사)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 대구여성회,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전국124개소),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초등젠더교육연구회아웃박스, 한국청소년성문화센터협의회(전국 57개소), 한국YMCA, 서울여성회, 딱따구리.




2.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시민사회 요구 기자회견 


2022년  9월  26일  (월) 오전 10시,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성평등 교육과정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이 날 발언은 탁틴내일,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 아웃박스, 정치하는 엄마들이 발언하였습니다. 



  •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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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회견 현장 발언 영상



  • 아웃박스 교사 발언 전문

안녕하세요, 저는 성평등 교육을 실천하는 교사모임 아웃박스에서 활동하는 초등교사 김oo입니다. 저는 지금 이 시각에도 교실에서 수업 중인 수많은 학생과 교사들을 대변하여 오늘 이 자리에 섰습니다. 교사들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 교실에서 성평등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교실은 사회를 닮습니다. 우리 사회는 혐오가 넘실댑니다. 젠더 권력관계에 존재하는 역사적이고 구조적인 불평등은 젠더 기반 폭력으로 드러납니다, 다양성을 존중하지 못하고 소수자를 향한 서슴지 않는 혐오 표현들이 난무합니다. 심지어 어린이 청소년이 젠더 범죄의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혐오의 너울은 교실로 쓸려와 학생들을 집어삼킵니다. 혐오와 차별과 편견에 잠식되기 전에, 우리의 교실에는 성평등 교육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성평등 교육은 우리 모두를 위한 교육입니다. 성평등 교육은 성별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나를 이해하고 친구와 관계를 맺으며 서로를 존중하는 힘을 길러냅니다. 또 사회의 불평등을 찾아내는 관점을 기르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며, 성평등한 사회를 위해 행동할 수 있도록 배우는 교육입니다. 이는 국가 교육과정 <총론>에서 밝히고 있는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키워내는 교육의 목표와 완벽히 일치합니다. 그렇기에 교육과정에서 성평등 교육이 반드시 명시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성평등은 늘 등한시되고 지워졌습니다. 2022 교육과정이 개정되는 지금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각 학교급별, 과목별 교육과정에서는 성평등 관점의 성취기준과 해설이 반영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새로운 2022 교육과정의 총론에서 양성평등 대신 성평등으로 용어가 바뀐 것은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특히 교육과정 초등학교 전 과목 그 어디에서도 '성평등'이 명시된 성취기준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처럼 성평등교육이 성취기준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구현되지 않는다면 결국 성평등 교육은 문서로만 존재하는, 교실 어디에도 없는 교육이 되어 버리고 말 것입니다.

교실의 배움은 국가 교육과정이라는 중앙집권적 체제와, 수업을 운영하는 교사의 자율화 정책이라는 모순적인 상황에서 이루어집니다. 국가가 정한 테두리 안에서 자율성을 확보하라는 이야기겠지요. 아웃박스는 교사들의 자율성을 강화하고 협력하기 위해 모인 교사 모임입니다. 그러나 성평등 교육을 하기에는 너무나도 버겁습니다. 국가수준 교육과정에 성평등이 없기 때문입니다. 안전한 울타리 자체가 없으니, 성평등 교육을 실천하는 교사에게는 되려 비난과 공격의 화살이 쏟아집니다. 성평등을 지워내는 것이 진정 우리가 바라는 교육이자, 우리가 원하는 시민상입니까?


성평등 교육은 교육과정 전반에서 성평등 가치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국어 시간에 문학 작품을 읽을 때, 수학 시간에 데이터를 분석하고 원그래프를 그릴 때, 미술 시간에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때, 체육 시간에 축구공을 차며 운동장을 뛰어 다닐 때도 성평등 관점은 필요합니다. 남성 중심적 사고와 고정관념, 이분법적 지식 체계와 해맑은 혐오를 벗어나 성평등 가치를 담아내는 교육과정으로 재편되어야 합니다.

교육은 정치 권력의 무기로 작동해서는 안됩니다. 오히려 권력의 반대편에서 소수자의 목소리, 주변화된 목소리를 담아내야 합니다. 교육은 또한 역사적이고 문화적입니다. 순수한 결정체의 객관적인 교육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교육은 각 시대와 문화가 필요로 하는 내용을 담아내야 합니다. 그리고 현재 우리 사회는 성평등 감수성을 가진 시민이 필요합니다. 사회 불평등 요소를 비판적으로 인식하고 찾아내며, 변화를 위해 실천하는 성평등 시민이 간절합니다.

이제 저는 교실로 돌아가 학생들과 함께 성평등 가치를 맘껏 논할 수 있는 수업을 하고 싶습니다. 성평등 수업을 할 때마다 사회를 위한 멋진 의견으로 가득 채워지는 교실을 상상해봅니다. 국가 교육과정에서 확보되는 성평등 관점을 근거로, 당당하게, 그리고 당연하게 성평등 교육을 하고 싶습니다. 교육의 당사자인 교사와 학생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어, 성평등한 교육과정이 완성되기를 요구합니다. 감사합니다.



3. 교육과정 대면 공청회 참여 


포성넷은 더욱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위해, 교육과정 대면 공정회에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도덕, 사회 공청회에는 혐오 세력의 집단 행동으로 발표와 발언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 관련 기사 [오마이뉴스] 난장판 된 '도덕과 교육과정' 공청회... "성평등 반대" 구호 난무


따라서 교육과정이 정치적인 혐오 세력에 물들지 않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참여가 절실히 필요한 사황입니다. 



4. 2차 온라인 의견 수렴  

현재 2차 온라인 의견 수렴이 국민참여소통채널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 성평등 가치가 포함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https://educhannel.edunet.net/board/listBoardForm.do?menuId=menu_00006&board_seq=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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